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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인형'을 다루는 방법이 있을까? 🪆
나의 오래되고 낡은 믿음의 범위와 한계에 대하여

포텐셜리 뉴스레터 Vol.18
무더운 2025년의 여름, 이렇게 우리의 나날을 표현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난 2주간 잘 지내고 계셨지요?
지지난주에 공지드렸던 인프런의 ‘라이브 강의’! 지난 주 수요일에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결국 정원을 늘이고 늘여서 430명이 넘는 분들이 제 강의를 신청해 주셨어요. 🔥 다양한 라이브 강의를 정말 여러번 해보았지만, ‘유튜브 라이브' 강의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답니다. 같이 자리를 진행해 주신 인프런의 리버 매니저님 또 마케팅의 데이지 리드님 덕분에, 정말 너무 행복하게 즐겁게 진행했어요.
그나저나! 이 날 저녁! 제가 얼마나 웃었고 또 부끄러웠는지 고백을 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판교의 인프런 오피스에 가서 미팅룸 문을 딱 열고 들어갔는데, 너무 깜짝 놀랐어요. 제 라이브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프런에서 이런 셋팅을 하고 저를 맞이해 주셨어요. 😅😳

오.마이.갓 🫣
아니 이게… 저 뒤의 플랜카드가 별로 안 커보지만, 실제로는 많이 크답니다. 저 테이블 뒤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정말 또다른 제가 제 옆에 있는 것 처럼요. 인프런에서 이런것 까지 준비는 처음해보셨다고(?) 하셨는데, 찐 마음으로 준비해주신 다양한 서포트에 너무 감동 받았어요. 맛난 저녁부터 끊이지 않았던 수다와 웃음으로 충만했던 하루였습니다.
게다가 이 인프런 강의를 하고 그 다음날 바로 성수에 가서 유튜브 촬영을 위한 미팅까지 했어요. 인프런 팀에서 저를 추천해 주셔서, 일잘러를 디깅하다- ‘일잘러 스타터’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앤드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에 출현하게 되었답니다.

올 4월에 ‘우당탕탕 잠재력’을 위한 강의를 만들면서 7월에 ‘인프런 협상 강의’를 제작하고, 이것을 8월에는 ‘유튜브 라이브 강의’로 그 다음 9월에는 일잘러를 위한 유튜브 채널까지… 상상도 못하게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알고리즘에 뜬, 이 채널에 출현하신 이소라님의 연봉협상 내용을 너무 흥미롭게 봤는데, 이 클립을 만들어 주신 PD님과 제가 같이 미팅을 하게 되었어요. (영광입니다!) 유튜브 촬영을 위한 미팅도 정말 흥미로웠고, 강렬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모두 마무리 하고, 며칠전 저는 아이의 개학으로 다시 싱가포르에 돌아왔고요.
이제 며칠 후 다시(!!) 서울에 돌아가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이틀간 기업 교육을 하는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밤 늦게까지 교육 슬라이드를 연구하느라 제대로 잠도 못자고 있네요. (올 8월에는 일복이 터졌나 봅니다. 😬…🫠)
자,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겠죠?
‘뭐야 뭐, 잘 나간다는 이야기네? 잘했다는 자기 자랑이구먼?!’
근데 저는 오늘 저의 속마음을 좀 이야기 하고 싶어요. 이만큼 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제가 견디고 있는 저의 ‘자아 비판’에 대해서요. 일이 잘되면 잘 될 수록 제가 안고 있는 ‘걱정 인형’의 무게에 대해서요.
성공 뒤에 숨어있는 무거운 마음들
사실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제 머리속에는 끊임없이 이런 목소리들이 맴돌고 있답니다.
“정말 내가 이만큼의 가치를 전달할 만큼의 전문가인가?”
“제대로된 인사이트를 전달 못하면 어떻하지?”
“잘 못해서 욕만 먹으면 어떻한담…?”
저의 걱정 인형은 사회생활 20년이 넘어가도 당췌 작아질 생각을 하지 않아요. ‘뭐든 할 수 있다. 나의 잠재력을 믿는다’와 매일 싸우는 또다른 자아. ‘네가 뭔데, 네가 뭐라고 해낼 수 있다는거야?’ 라고 말하는 그 자아가 저를 삼길때 저도 참 무기력해집니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저를 보면서 실망하기도 하고 나약하다고 질책해 보기도 했지만, 사실 기분이 썩 나아지지는 않더군요. 두 자아 (해낼 수 있다 vs 해낼 수 없다) 모두 제가 만들어낸 자아이니, 다 데리고 살아야죠. 결국 저만의 타협점을 만드는 방식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요.
‘나는 늦게 피는 꽃’이다. late bloomer이니까, 성공도 인정도 한템포 늦게 받는다.
성과가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바로 질책하는 못된 자아’에게 늘 해주는 말입니다. 사실이기도 하고요. 전 뭐든 느리거든요. 좀 천천히 가도 제 운명의 길에 맞추어 간다고 믿기에 이제는 ‘속도’로 저를 비교하지는 않는 습관이 생겼어요.
‘완벽한 준비’는 없다. ‘진정한 준비: 부끄럽지 않은 준비’로도 충분하다.
예전에는 완벽하게 다 알려고 했는데, 그건 불가능의 영역이었어요. 제가 아는 만큼 나누되, 노력에는 부끄럽지 않게 제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게으름이 아닌 영역에서는 저의 무지와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죠. 모르면 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낮은 자세로요.
‘실패 시나리오’ 미리 한번 정도 예방 주사처럼 맞아보기.
공포는 무지에서 오죠. 제가 ‘무조건 다 잘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무지이고, 공포입니다. 그래서 ‘못한 나, 망한 나’도 가끔 상상해 봐요. 그런 시나리오와 상상이 우스울 때도 있고, 별거 아닐 때도 있고, 상상하면 상상할 수록 호러 무비가 될때도 있지만 이제는 피하지 않아요. 오히려 예방 주사처럼 맞고 나면, 별거 아닐 수 있거든요.
오늘도 담주 교육 준비를 하면서 그 벽 앞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이 교육/인터뷰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해낼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쩌지?” 라는 질문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매초마다 하면서요.
40대 중반이 훌쩍 넘으면, 세상을 담대하게 보고 또 용기 백배된 어른이 될 줄 알았지만, 이제 저는 압니다. 90대 중반에도 이런 마음과 갈등안에서 살 것이라는 것을요. 👵🏻 그러니 그냥 그 두개의 자아를 들고, 어느쪽에 먹이를 주며 살까만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요.
완벽하지 않아도,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준비해 보려고요. 이 뜨거운 8월의 끝에, 어떤 가을을 맞이할지 기대해 보면서요. ‘할 수 있을까? 으악, 못해서 무너지면 어쩌지?’로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저도 꼭 같은 마음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 잘 살아남아서(?) 2025년의 여름의 끝자락에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포텐셀리,
쟈스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