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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일부러 '거절'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은 일 하기 클럽(하하클), 열흘 차 생존기

포텐셜리 뉴스레터 Vol.16

안녕하세요, 포텐셜리의 자스민입니다.

여러분 무더위에 건강하신가요? 전 어제 한국의 여름을 각오(?)하라는 친구의 메세지를 받았어요. 😅 

이제 몇주 후면 이제 저도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와 한국을 방문한답니다. 아직 한국에 도착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저는 이미 적도의 나라인 싱가포르에 사는데, 벌써부터 몸이 뜨거운것은 기분 탓이겠지요? (한국의 여름은 싱가포르의 더위를 능가하죠! 15년 비교치 데이터로 확답(?)할 수 있습니다 ㅎㅎ)

지난 주에 말씀 드렸던 하하클(하기 싫은거 하기 클럽)을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났어요. 처음엔 그냥 재미있는 실험 정도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더라고요.

정말 매일 다른 이야기가 생긴다는 게 제일 신기했어요.
평소 같으면 "에이, 귀찮아" 하고 넘어갔을 일들을 하나씩 해보니까, 예상하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쌓여가더군요. 어떤 날은 계속 미뤄뒀던 서류 정리를 했고, 어떤 날은 낯선 카페에서 작업을 해봤고, 어떤 날은 평소라면 "나중에 하지 뭐" 했을 전화를 바로 걸어봤어요.

작은 일들이지만 각각이 나름의 발견이 있었고, 무엇보다 "오늘은 또 뭘 했지?" 하는 이야기거리가 생기는 게 좋았어요.

이번 주의 하하클: 거절당할 용기

이번 주에 특히 기억에 남는 하하클이 있어요. 바로 아는 분에게 '말의 공식을 추천해 줄 수 있겠냐고 부탁'한 것이었어요.

예전에 그분이 저에게 제 책을 통해 연봉이 크게 올랐다며 너무 고맙다고 했던 이야기가 갑자기 기억났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하는 부탁이니 그분 입장에서는 좀 망설이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소 저라면 '거절을 받고 싶지 않으니 부탁조차 하지도 말자' 였을 거예요. 그런데 하하클 프로젝트를 생각해보니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오히려 거절을 받는 것이 내 맘이 편할지 모른다. 겁쟁이처럼 물어볼 걸 그랬나? 하고 속으로 자문하며 묻지도 못한 나를 혼내는 것보다.'

결과는 예상대로였어요. 그분은 회사 내규로 해줄 수 없다고 정중하게 거절하셨어요. 제 예상이 맞았죠. 😅

하지만 신기한 건, 예상대로 되었는데도 '창피하게 부탁을 괜히 했나' 라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는 거예요. 오히려 '부탁해보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비에서 생산, 그리고 판매로

그분의 상황을 이해하며 거절을 받아들이는 그 짧은 순간, 저는 문득 무언가를 '파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설득하는 과정. 그 본질이 제가 했던 '부탁'과 꼭 닮아있었거든요. 자연스럽게 몇 년 전 처음 전자책을 썼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때 스스로 '책'을 쓴다는 그 생산에 대한 신비로움이 엄청났었거든요. 소비만 하던 사람이 자신의 분야, 관심에 대한 책을 쓴다는 건 마치 금기된 장벽을 깨는 것 같았어요. 구텐베르크의 활자를 발견한 것과 같은 기쁨이랄까요?

그런데 소비에서 생산으로 넘어간 시대를 지나보니, 이제 저는 생산에서 판매로 넘어간 삶의 흐름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생산은 이제 로봇이, AI가, 외주가 대신해 줄 수 있지만, 소비-생산-판매의 사이클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파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매라는 낯선 근육, 그리고 진짜 변화

최근 인프런 강의를 다 마무리하고 이제 랜딩 페이지를 쓰고 있어요. 강의를 만드는 건 골치 아프면서도 즐거운 연구의 과정이었는데, 막상 이것을 파는 페이지를 쓰는 일은 너어무 괴로웠어요. 😂🫠

인프런과 함께할 [말의 공식] 강의를 찍으며, 이 강의를 언젠가 딸에게 주고 싶단 생각을 해봤어요. (그만큼 괴로웠다는 이야기 ㅋㅋ)

안 쓰던 근육을 쓸 때 우리 몸이 낯선 기분에 괴로움을 느끼는 것처럼, 판매라는 영역은 아직도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어요. 그러나 예전 같았으면 "아, 강의 다 만들었는데 이제 또 뭘 해야 해?" 하면서 미뤘을 텐데, 이번엔 달랐어요.

귀찮구나? => 해야겠네? 😇 

나 할 수 있을까?=> 해야겠네? 😇 

내가 뭐라고 이런걸 => 해야겠네? 😇 

귀찮음의 역치가 올라가다

하하클 덕분에 귀찮음과 괴로움에 대한 역치가 확실히 올라간 것 같아요. "아, 이것도 해야 하는 일이네" 하고 받아들이고, 일단 시작해보는 마음가짐이 자연스럽게 생겼더라고요.

작은 불편함들과 친해지니, 큰일도 덜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마치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는 것처럼, 불편함을 견디는 근육도 조금씩 강해지는 느낌이에요.

성장은 역시 불편함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편안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전하지만, 새로운 걸 배우거나 더 나은 사람이 되기는 어려우니까요. 하하클은 그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보는 연습인 셈이죠.

여러분도 오늘 하나쯤은 평소 같으면 "에이, 귀찮아" 했을 일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새로운 발견이 있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여러분이 그렇게 찾고 있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 바로 이 하하클일지도요!)

부디 귀찮고 괴로운것 많이 해보시는 뜨거운 여름이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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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셜리,
자스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