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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평행이론, 결국 이루어진다.
시간이 걸려도 마침내 도달하는 그 지점에 관하여

포텐셜리 뉴스레터 Vol.19
지난 2주간 잘 지내고 계셨지요?
저는 한화 오션 교육을 아주 잘 마치고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돌아왔어요. 지난 주 금요일 저녁, 교육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뉴스레터를 쓰고 싶었으나 저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했더라고요. 이틀동안 영어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되고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망각했네요. 🫠😅
브라질, 싱가포르, 프랑스, 미국, 한국 등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직원분들과 이틀간 숨가쁜 교육을 하고 나니, 주말 내내 한국말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 직원분들이 나누어 주신 에너지, 좌절, 웃음, 질문 그리고 도전등으로 아주 오랜만에 꽉찬 충만함을 느꼈어요. 그 뿐인가요, 같이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던 기업 문화팀의 엄청난 팀웍과 서포트!
교육 끝나고 팀끼리 모여 맥주를 한잔하고 헤어졌는데, 행복함과 서운함에 사실 그날 밤은 잠을 거의 자지를 못했어요. 더불어 이틀간의 프로그램들이 머리안으로 촤르르 돌아가면서 저의 실수, 잊었던 코멘트, 더 잘 할 수 있었던 가이드의 방식이 생각나서 아주 괴로웠고요.

교육 참여생분들, 뒷모습으로 프라이버시를 지켜드릴게요! ㅎㅎ
이런 교육을 시작할때, 제일 고민되는 부분은 바로 ‘저의 소개’ 예요.
저를 전혀 모르는 참여자들에게 ‘나의 소개’를 어떻게 시작할지, 매번 고민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의 톤과 매너가 전체 교육에 영향을 준다고 저는 믿거든요.
내가 공부한 전공 과목, 일했던 회사, 쓴 책들에 대한 이야기? 이런 팩트들이 무슨 감동이나 영감을 줄리는 만무하니, 가능하면 아주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작년에 저의 쓰레드가 허공으로 날라가기 전, 삭제 되기 전에 썼던 글이 하나가 생각났어요. 이런 내용이었어요.
나의 20년 전 이야기
“2005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 외국계 shipping/engineering 회사에 HR 어드민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20대에는 단 한번도 정규직으로 일을 해본적이 없어요) 계약직으로 들어갔기에 저는 늘 그늘안에 있었죠. 일을 곧잘 했지만, 정규직이 될수도 없었고 이렇다할 멘토를 만나지도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 회사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어떤 짧은 머리의 40대 중반의 여성이 출장을 옵니다. 이틀간의 교육을 시니어 레벨 에게만 진행했는데, 운이 좋게 저는 그녀의 비서처럼 이틀간 그 교육장 뒤에서 여러가지 잔심부름을 하게 되죠. 커피를 준비하고 복사를 해다드리면서 그 교육을 이틀간 듣게 되었어요. 근데, 그 자체가 eye opening 경험이었어요. 👀 교육을 듣는 내내 가슴이 터질것 같은 벅참을 느낍니다. ‘이거다, 내가 찾던거’란 생각을 하면서요.
사람에게 후광이 비친다 라는 표현이 진짜 존재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됩니다. 마침내 존경할 만한 선배를 찾게 된 안도감도 느끼고요. (회사안의 부장님들을 보면서, 전 너무 암울했거든요…)그리고 교육 끝에 ‘어떻게든 이 분과 개인적인 대화’를 해야 겠다 마음 먹어요. 중역이었던 그녀와 제가 단둘이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은 로비 앞. 공항을 가기 위해서 택시를 기다렸던 그 5분이었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 로비에서 용기내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저도 지금 하고 계시는 그 일을 너무 해보고 싶어요. 어떻게 이틀 내내 그런 에너지가 나오시는거죠? 저는 여기서 계약직이라 아무도 저를 알아주지 않죠. 제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해도 지금 하고 계시는 그런 일들을 제가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저에게 주실 조언이 있나요?”
그녀는 스무살이나 어린 저를 내려다 보며 이렇게 이야기 하죠.
인생을 바꾼 2가지 조언
“두가지를 이야기 해줄게요. 시간이 없으니 단 두개.
첫째, 스스로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것. 내가 20년전에 어떤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았는지 아마 알게 되면 깜짝 놀랄걸요? 내가 했던 일이, 지금 쟈스민의 일에 비해 결코 화려하지 않았어요. 오늘의 나와 미래의 나는 연결되어 있지만, 복제될 필요는 없어요. 더불어 스스로를 존경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존경을 받으려고 생각도 하지 마세요.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믿어야 합니다.
둘째, 커리어는 누가 끌어주는게 아니예요. 스스로 커리어를 디자인 해야 하는데, 이 폭풍우 안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은 ‘내가 잘 하고 있는것’을 매일 다이어리에 쓰는 거예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이야기’로 들려주세요. 그 이야기를 들은 자신은 결국 그 일을 찾아 갑니다. 시간은 당연히 걸리죠. 오늘 열심히 살았다고 내일 보상 받으려고 하지 마세요. 운명은 갑자기, 어떤 번개처럼 오는데 그 시간을 우리가 결정할 수는 없어요.
참, 아까 보니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 잘 맞다고 하던데, 이왕이면 국제무대로 나와요. 내가 있는 ‘싱가포르’도 아주 좋은 옵션이죠. 언제 싱가포르에 와서 일을 해보세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죠.”
이 말을 마치자마자 택시가 왔고, 쿨하게 손을 흔들며 그녀는 떠났습니다.
8월 말, 마지막 여름 햇살이 모든 것을 다 태울 듯이 작열하던 그 오후. 그녀를 배웅하고 로비의 회전문을 지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저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그대로 실천해서 몇년 뒤에 유학을 갔고, 싱가포르의 애플에 ‘그녀처럼 기업 트레이너/코치’가 되어 입사를 하죠.
한화 오션의 사무실이 서울역이었고, 20년전에 제가 일했던 그 회사는 바로 그 옆에 있었어요.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제가 일했던 주황색 벽돌 빌딩을 지나면서 아이디어가 생겼죠. 아, 내 소개를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고요.

모두 점심을 드시러 나간 사이, 전 조용히 샐러드를 먹으며 후반부 프로그램 디자인을!
평행이론의 반전
그로부터 정확하게 20년이 지나 다시 돌아왔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1. 저도 그녀처럼 ‘싱가포르에서 한국을 방문한 트레이너’가 되고,
2.Shipping/engineering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는 한화 오션에 오게되고 (같은 산업군)
3. 20년전 그때 듣고 감명 받았던 그 교육주제가 ‘제가 이번에 강의한 내용’ 이라는 것이죠.
이 길고 긴 내용을 축약해서 저의 소개를 하면서, 그 험블했던 제가 이 자리에 서서 이런 내용을 이틀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제가 받았던 감동과 영감을, 가능하면 똑같이 참여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최대한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말했죠. 😊

교육장의 창문뷰, 이토록 뜨거운 2025년의 여름 끝자락.
AI에게 ‘평행이론’이 뭔지 물으니,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네요.
“평행이론(平行理論, Parallel Theory)은 서로 다른 시대에 살고 있더라도 두 사람의 운명이 대부분 비슷한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가설을 의미합니다. 마치 나란히 놓인 평행선처럼,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더라도 인생의 굴곡이나 결정적인 사건들이 유사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개념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뉴스레터를 통해서 전해드리는 이유도, 제가 20년 전에 받았던 그 에너지를 독자분들에게 나누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예요. 글을 통해서도 같은 에너지가 뿌려질 수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때로는 우리 모두 참 나약하죠. 조금이라도 안 좋은 피드백을 들으면 ‘나의 가치’에 대해서 질문하고 의심하니까요. 그때 보약처럼, 누군가가 해주는 그 말한마디가 정말 절실한 순간이 있습니다. 포텐셜리 독자님들의 인생을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것 하나는 알아요.
우리는 거대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는 서로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요. 크게 내세울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지만, 오늘은 그 평행이론의 힘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2개를 잊지 마세요.
스스로를 존경할것, 그리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서 들려줄것.
그것이면 여러분의 꿈을 이루고, 잠재력을 펼치는데 충분한 에너지가 될거예요.
2025년의 첫 가을, 부디 만끽하시길 빌며! 🍂
포텐셜리,
쟈스민 드림
P.S 여러분은 최근 어떤 ‘평행의 순간’을 경험하셨나요? 저에게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