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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에게는 애매한 재능만 있는 것일까? 🫠
아홉 명의 여성을 만난 뒤, 다시 생각해 보는 커리어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이 벌써 8월의 마지막날이네요! 한달간 잘 지내셨어요? 오랜만에 돌아왔기에 오늘의 뉴스레터는 좀 길거예요. ㅎㅎㅎ 커피 한잔 놓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저는 뜨거운 여름 방학과 휴가를 보내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했어요. 한국에서 돌아와서 아이를 새 학교에 입학시키고 적응시키느라 꽤 바쁜 2주를 보냈습니다. 영어에 soccer mom이란 표현이 있는데요, 보통 아이의 교육과 교외 활동에 열혈인 엄마들을 가리키죠.
저는 제 딸의 교육에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는데(저는 엄청난 lazy mum😅), 이번에 아이가 girl soccer team에 들어가면서 자동적으로(?) 사커 맘이 됐어요. 곧 학교별 대항전을 한다는데(아니 축구공을 몇 번 차보지도 않고?!) 무조건 엄마들이 같이 응원을 가야 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겁이 납니다. 과연 저는 soccer mum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요. 😳
그리고 오늘 드디어 남편도 새 무대(새 직장)에 출근해요. 한달 내내 남편은 제 곁에 붙어서 휴가를 보냈거든요. (아이 방학보다 100배 더 힘든 남편의 이직 전 휴가…) 암튼 이번 이직만큼은 20%의 커리어 코칭 서비스비를 받아낼 거라서, 9월 그의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에요.
근데 이렇게 아이랑 남편 새 무대 챙기느라 정신없이 한 달을 보내는 동안, 정작 저는 제 일 앞에서 꽤 오래 무기력했어요.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볼게요.
제가 지난 두 달간 아홉 명의 여성을 만났어요.
저보다 15살 정도 어린 친구부터, 저보다 10살 더 많은 시니어 친구까지 다양했어요.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살아온 과정도 달랐고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반복해서 등장하는 감정이 있더라고요.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불만족.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
오래 일했는데도 정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답답함.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요?"
"제가 정말 잘하는 게 있을까요?"
"지금까지 해온 일을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표현은 달랐지만, 그 질문들이 너무나 닮아 있었어요. 마치 인생이 저한테 2026년 여름에는 이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다음 페이지로 갈 수 있다고 계시를 내린 것처럼요. 다섯 번째 만남까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어쩜 이렇게 같은 질문을 반복할 수가 있지? 이런 우연이 있나?
그런데 아홉 번째 여성과 대화를 마친 뒤엔, 예상 못한 감정이 찾아왔어요.
지독한 무기력감이요.
나는 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았을까
저도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하고, 그동안의 경험 속에서 가능성을 함께 찾아보려고 했죠. 그런데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니, 자칭 타칭 커리어 코치, 비즈니스 코치라면서?
내가 정말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몇 번의 대화와 질문으로 이 깊은 불안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해결해주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의 어려운 이야기만 듣고 있는 건 아닐까?
아홉 명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눌 때, 저는 그들에게 섣불리 조언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런 말들 있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면 어때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세요."
이 말들이 틀린 건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마음이 막막한 사람한테는, 오히려 더 막막하게 들릴 수 있겠더라고요. 그녀들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 정해주는 새로운 직업도, "당신은 분명 잘할 수 있어요" 같은 흔한 응원도 아닐것 같았어요. 지금 돌아보니 이렇게 생각이 되요.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자신도 몰랐던 반복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다음 가능성을 말해볼 수 있게 해주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고요.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 질문은 그 여성들만의 질문이 아니었어요. 그녀들이 꺼낸 불안은 어쩌면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제 불안이기도 했거든요. 부끄럽지만 사실이니까요. 커리어, 비즈니스 코치도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는 것.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사람들에게 필요한 걸까?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무기력감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저 괴로워하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다시 들여다봐야 할 질문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고요.
그래서 다시 정리해보기로 했어요. 8월 한 달 동안 저는 이 질문들을 다시 붙잡아봤어요. 시간을 돌려 그 미팅에서 그 여성들을 다시 만난다면, 나는 조금 더 나은 질문과 도구를 건넬 수 있을까?
왜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잘하는 걸 설명하기 어려운지.
왜 여러 가지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신을 애매하게 느끼는지.
왜 직함을 빼면 내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새로운 일을 찾기 전에, 이미 반복해온 일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지요.
그러다 조금씩 알게 됐어요. 애매한 재능은 부족한 재능이 아니라, 아직 연결되고 이름 붙여지지 않은 경험의 조각일 수 있다는 걸요.
그래서 다시 뉴스레터를 씁니다
앞으로 9월 한 달 동안 이 뉴스레터에서는 제가 만난 아홉 명의 여성에게서 반복해서 발견한 질문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해요. 개인의 사연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반복해서 나타난 고민을 함께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래 일했는데도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는 이유.
지금 하는 일이 싫지만,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상태.
여러 가지를 잘하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
회사의 직함을 빼면 내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이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내가 말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
그때는 미처 건네지 못했던 질문들을, 이번에는 제 방식대로 다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저 역시 그 과정에서 제 일을 다시 읽고, 다음의 나를 설명할 언어를 찾아보려고 해요. 어쩌면 우리가 애매하다고 부르는 재능은, 부족한 재능이 아니라 아직 이름을 못 찾은 조각들일지도 모르니까요. 다음 주에는 이 질문부터 시작해볼게요.
오래 일했는데도, 왜 나는 내가 잘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할까?
그 답을 찾기 전에, 이력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경력의 장면부터 다시 모아보려고 합니다.
9월에 다시 만나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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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셜리,
쟈스민 드림.